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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투어] 남해 해변을 따라 한바퀴

일상프레임 2024. 11. 22. 18:30

남해의 파란 바다와 고요한 파도



광양의 숙소에서 눈을 떴어.
남해 종주의 3일째 일정이야.
이틀간 매일 200km 이상을 달렸기에 엉덩이가 살짝 배기지만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그리고 오늘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빛나는 일정이라 기분은 상쾌해. 빠르게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어.

광양제철소의 뻥 뚫린 코스를 달리다가 테인교삼거리에 도착했어. 그 순간 뭔가 찌릿한 느낌이 드는거야.

가끔 라이딩을 하거나 모르는 길을 걸을 때 이런 느낌이 들면, 그냥 느낌이 시키는대로 하게 돼.
그러면 놀라운 풍경과 순간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거든.

분명 네비게이션은 좌회전하라고 했고, 이미 태인교를 건너는 중이지만, 내 감은 다시 돌아가라고 하더라고.

그런 순간의 대부분의 선택처럼 난 다시 방향을 돌렸어.
그리고 태인교삼거리에서 제철로를 타고 달렸어.

그리고 맞이한 풍경은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가득 차더라.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




끝이 어딘지로 모를만큼 차 한 대 없이 쭉 뻗은 도로와
고요한 바다, 파란 하늘.

그 아래를 천천히 달리면서 이 순간에 깊숙히 안겼어.
여기에서 끝나더라도 이번 여행은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  (태인교삼거리에서 제철로 방향을 꼭 기억해)


[광양~남해]
광양에서 남해로 넘어가는 도로는 굉장히 한적해.
토요일임에도 차도 많이 없고, 도로도 시원시원해.
달리면서 계속 편의점과 식당이 나오니까 보급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아도 돼.

그렇게 남해의 초입에 도착해 노량대교가 나오면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남해투어의 시작이야.

난 최대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릴 계획이고,
어찌되었건 오늘 안에 통영에 도착하면 된다는 생각이니
마음이 편해.

우선 제법 먼 거리를 달렸으니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할 생각으로 첫 번째 나온 카페로 들어갔어.

여긴 '별아라'카페야. 카페와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야.  바다와 바로 닿아있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여수의 모사금해변이 아련하게 보여.




커피맛과 촬영포인트, 그리고 조금은 투박하지만 왠지 친절할 것 같은 사장님의 느낌까지 마음에 들었어.

남해의 첫인상으로는 손색 없는 좋은 카페야.
홀로 여행하는 슬로우 라이더라면 추천할만해.


[남해 종주]

그 다음부터는 마냥 바다를 보면서 달렸어.  
그러다보니 밥 시간을 한참 넘겼더라고.
미도항이 워낙 예쁘다고 해서 갔다가 거기에서 회덮밥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3시더라고.




처음에 계획에는 없었지만, 이 시간대라면 통영에서 일몰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부지런히 남해에서 통영까지 넘어갔어.
사천과 고성을 거쳐서 달려야하는데 여긴 좀 졸려.
혼자 다니는 라이더라면 반드시 휴식을 챙겨야해.
(남해에서 너무 신났었는지도... 아니면 밥 먹어서 그래)

그렇게 통영에 무사히 도착했어.
시간은 절묘하게 오후 5시.
곧 일몰이 시작될 타이밍이야.
사실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의 느낌도 좋지만,
나를 더 만족시키는 순간은 해가 지기 전 30분, 해가 뜨기 전 30분이야.
오죽하면 매직아워(Magic Hour)라는 표현까지 있겠어.
이 시간의 푸르스름한 하늘과 왠지모를 따뜻한 색감은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

일몰이 5시45분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는 타이밍이야. 내가 일몰을 보기 위해 정한 장소는 통영의 달아공원!

딱히 이유는 없어. 십수년전 통영을 도보로 여행할 때,
달아공원에서 봤던 일몰이 생각나서였어.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정작 달아공원은 일몰을 보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니라는 점이야.
나무가 가리는 부분이 너무 많고, 사람도 몰려서 일몰을 보기엔 오히려 좋지 않아. (차라리 공원 말고 주차장이 더 나아)

그래서 공원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훨씬 좋은 포인트가 있어서 저리를 잡았어.




역시 상상했던만큼이나 행복한 일몰이었어.
한 가지 생각 못했던 점이랄까...
일몰 뒤에는 이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야간라이딩을 해야한다는 사실... 심지어 일몰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량들까지 많아 정체까지 생기더라.......




어찌어찌 숙소까지 돌아왔고 나름 통영시장과 야경까지 잘 봤어.
무려 사람 가득한 족발집에서 술도 없이 혼족까지 했어...
오늘은 진짜 뻗어서 잠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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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 태인교삼거리에서 제철로 방향 도로
#2. 통영 장항해변의 '별아라카페'
#3. 독일마을 소세지 (미국마을은 비추)
#4. 통영 달아공원은 일몰 보기에 좋지 않음
#5. 미도항은 미항까지는 아닌 것 같음
#6. 통영중앙시장 짱구족발순대 여기 진짜 양 많고 맛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