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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사진가의 삶

일상프레임 2022. 8. 12. 16:28

그저 일을 잘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생전 처음 손에 쥔 DSLR의 묵직한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며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고,
그 결과물을 확인하고 또 좌절했다.

초점도 맞지 않고, 구도도 엉망인 내가 싸지른 결과물들을 보면서
부끄러웠고, 첫 월급을 털어 당시에 100만원 가까이 하던 Canon의 400D를 샀다.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촬영할 수도 없었던 그 보급기를 들고 수만장을 찍곡 난 후에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후로고 수많은 기관의 행사 사진을 전담해야 했고, 그렇게 EVENT PHOTOGRAPHER로써의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난 공연사진가로써 존재하고 있고, 여전히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 가치롭고 또 소중하다.
공연촬영이라는 분야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 정도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사진술의 한계가 오고, 급변하는 장비의 변화에 따라잡기 벅차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그럼에도 나의 사진을 보고 행복해하는 이들을 보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명예롭다고 느껴진다.

앞으로도 내 눈이 보이고, 손이 움직이는 한, 공연사진가로써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공연사진술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들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이 공간이 나의 가치로운 서랍이 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