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 걷고 기록하는 것이 가장 흥미로워!
너무 장비 얘기만 한 것 같아서 오늘은 짧은 여행기를 공유할까 해.
난 걷는 걸 참 좋아해. 걷다가 멈춰서 사진을 찍고, 다시 걷고 하는 것을 좋아해.
도심보다는 좋은 풍경을 보면서 오래 걷는 트레킹이라고 하지.
운좋게도 울산에는 트레킹을 할 만한 곳들이 참 많아.
바닷길을 보면서 걸을 수 있고, 산길도 상당히 괜찮아.
너무 길지도 않으면서 혼자 혹은 둘이서 걷기가 꽤나 좋아.
특히 해파랑길이나 파도소리길, 그리고 강동사랑길을 추천해!
나의 트레킹 방식은, 바이크를 타고 도착 예정지점에 주차해두고,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쭉 가.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포인트에서 내려서 거기서 바이크까지 다시 걸어오는 방식으로 하곤 해.
이 방식은 참 좋은 게, 버스에 올라탄 시점부터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열심히 걸어서 돌아오면 되니까 부담이 없어.
이번엔 강동사랑길의 6구간을 걸었어.
강동사랑길은 구간별로 테마가 있는데, 6구간은 사색의 사랑길이야.
코스는 당사항에서 주전마을까지 약 4km 정도의 짧은 코스야.
(보통은 10km 정도의 거리로 잡는데, 이번엔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서 조금 짧게 잡았지.
거리가 짧은 편이고, 중간에 화장실과 편의점, 식당, 카페가 많은 코스니까
오래 걷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거나 여유롭게 천천히 걷는 것을 좋아하는 여행가에게 추천할만해.
힘든 여행을 싫어하는 아내와 함께 걸어도 딱 맞겠다 싶더라고.
버스에서 내리면
동해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리거나, 한 정거장 더 가서 당사마을에서 내려도 될 것 같아.
버스에서 내리면 아주 좋은 골목을 타고 당사현대차 오션캠핑장으로 오면 돼.
여긴 한때 인스타그램에서 굉장히 핫했던 곳인데, 무려 바다 위에 데크가 있어.
보통 한 달 전엔 예약해야 한다고 하는데, 평일에는 예약을 딱히 하지 않아도 자리가 많은 것 같아.
특히 울산 시민은 10% 할인까지 되니까 난 평일 일반데크 25,000원에 할인까지 얹어서
22,500원이라는 다소 애매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지.
가까운 시일 내에 여기서 캠핑을 해보려고 해. 보통은 노지를 이용하지만, 여긴 한 번쯤 이용해볼 가치가 있을 것 같아!
캠핑장 바로 옆에는 당사항낚시공원과 용바위가 있어.
여기가 나름 울산 12경에 포함된 곳이라고 하는데 풍경이 확실히 멋져.
출발부터 기분이 아주 좋아.
지금부터는 그냥 길 따라서 걷기만 하면 돼.
상당히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도로변을 걸을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
데크길도 있고, 작은 다리도 있고, 오솔길도 있어.
걷는 내내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만나는 마을에도 여기 저기 벽화들이 있으니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코스야.
그리고 날씨가 좀 중요할 것 같아. 그늘이 없거든! 모자나 양산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주전해변은 워낙 많은 캠퍼들이 애용하는 곳이야.
몽돌해변이라 텐트를 설치하기 좋아. 그 얘기는 알박기 장박텐트가 꽤나 많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
나도 캠퍼지만 정말 이런 사람들이 너무 싫어.
전국의 많은 노지 포인트들이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이런 얌체 캠퍼들이지 싶어.
바람에 뒤집어져 있는 모습이... 왠지 씁쓸하기도 하면서 솔직히 꼬시다는 생각도 들었어..~^;;
계속 바다를 보며 걷다보면 목이 말라오는데, 워낙 편의점이 많아서 사먹어도 되지만,
난 정수필터가 있는 접이식 물병을 가져왔어.
화장실이 많으니 물만 받으면 되서 간편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이 카타딘 정수물병은 정말 효용성이 좋아서 캠핑이나 트레킹에는 꼭 가져가는 편이야.
근데... 오늘따라 화장실 물이... 약품 냄새가 많이 나서... 힘들게 마셨어...~^;;
주전해안길을 걷다보면 볼 수 있는 제당들이야.
아무래도 어촌에는 민간신앙이 깊이 스며들어 있어. 주전에는 7개의 마을이 있었고, 마을마다 각자의 제당이 별도로 있었대.
그래서 제당마다 이름도 다르고, 그 의미도 다 달라. (이게 참 흥미롭지)
참고로 이 제당은 멸치잡이와 후리막을 돌봐주던 보밑마을 제당이야.
제당 투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솔직히 주전마을은 강동해변 라이딩을 좋아하는 내겐 너무 많이 스쳐지나갔던 코스야.
그래도 이렇게 천천히 걸으면서 세세하게 관찰해보는 건 처음이었어.
이런 경험들이 중요한 것 같아.
라이딩은 나에게 스케치같아. 다소 빠르게 훑으면서 포인트를 잡고,
이렇게 여유있을 때, 천천히 걸으면서 그 길을 음미하고 담아내는 일이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
주전마을의 끝자락까지 와서 아내가 챙겨준 샌드위치를 먹었어.
바쁜 와중에도 남편 점심까지 챙겨준 아내의 마음은, 맛있고 배불렀어!
한 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바이크를 타고 오면서 뭔가 마음이 채워진 느낌이 들었어.
난 관광지를 가는 것보다 이렇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는 경험이 훨씬 맞는 것 같아!
다음에는 제대로 카메라를 들고 다시 걸어보려고 해.
이런 여행 방식이 잘 맞는 독자라면, 언제든 연락 줘!
많지 않은 정보지만, 충분히 공유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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